
2025년 4월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관련 발언과 백악관의 입장에 따라 기록적인 변동성을 보이며 마감했습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장중 큰 폭의 낙폭을 회복하고 반등에 성공하면서 시장에 극적인 반전을 선사했습니다.
관세 공포에 장 초반 급락… 다우지수는 사상 최대 일간 변동 폭 기록
이날 뉴욕증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강경한 관세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밝히면서 개장 직후부터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장 초반 4835.04까지 밀리며 기술적 약세장(고점 대비 20% 하락) 진입 우려까지 제기됐고, 나스닥 지수는 장중 5% 넘게 빠지며 3 거래일 연속 급락장을 연출하는 듯 보였습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2,595포인트 급등락 하며 사상 최대 일간 변동 폭을 기록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장중 5.88% 하락 후 2.7% 상승으로 마감하는 등 극심한 혼조세가 연출됐습니다.
‘90일 관세 유예설’ 등장 후 증시 반등… 그러나 곧 백악관에서 부인
시장 흐름을 바꾼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대해 '90일간 상호관세를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였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미 동부시간 오전 10시 무렵, 투자심리는 급반전됐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저점 대비 10% 이상 상승했고, 다우지수도 같은 시간대에 급반등 하며 시장을 들썩이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백악관이 해당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부인하면서 다시금 장세는 불안정해졌습니다. 증시는 다시 급락했고, 종가까지 혼조세를 이어갔습니다.
결국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9.26포인트(-0.91%) 하락한 37,965.60에, S&P 500 지수는 11.83포인트(-0.23%) 내린 5,062.25에 마감했습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15.48포인트(0.10%) 오른 15,603.26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엔비디아 중심 기술주 반등… 애플·테슬라는 하락
이번 장세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반도체 및 기술주들의 반등입니다. 엔비디아는 장중 8% 넘게 하락하기도 했지만,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결국 3.53% 상승 마감했습니다. 마이크론, 브로드컴, ARM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 역시 동반 상승했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반등을 이끌었습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패닉셀링 약화와 반발 매수 유입으로 장중 낙폭을 모두 만회했고, 이는 전체 반도체 업종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애플(-3.67%)과 테슬라(-2.56%)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8일까지 34%의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9일부터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라고 경고한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외환시장도 큰 폭 요동… 원·달러 환율 1470원 돌파
관세 불확실성은 외환시장에도 강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72.0원까지 올랐으며, 이는 전 거래일 종가인 1,467.8원 대비 4.2원 상승한 수준입니다.
환율은 장중 1,458.9원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백악관이 ‘90일 관세 유예설’을 부인하고 트럼프가 다시금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급반등해 1,470원 선을 넘겼습니다.
달러화 강세와 외국인 자금의 이탈로 인해 원화는 약세를 보였고, 엔화(148엔대), 위안화(7.34위안대) 역시 달러 대비 약세 흐름을 나타냈습니다. 수출기업의 고점 매도와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에 따라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리하며: 시장의 민감도, 정치 리스크의 민낯
이번 뉴욕증시의 롤러코스터 장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단 한 마디와 백악관의 공식 반응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특히 관세 정책이라는 민감한 이슈가 투자 심리를 얼마나 빠르게 바꿀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하루였습니다.
향후 트럼프의 관세 관련 행보는 물론, 미중 무역 갈등의 재점화 여부, 그리고 연준의 대응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자라면 이러한 정치적 리스크에도 항상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